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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새

노랑부리저어새

by 숲사랑 (Forestlover) 2009. 11. 18.

 

참 연약해 보이는 새가 있다.

 

부리는 길죽한 숟가락같이 무디게 생겨서

영 무기로는 쓰임새가 없어 보이고

과연 물고기는 부리에 제대로 걸리기나 할 것인지..

쇠백로가 백 마리 먹을 때 잘 해봐야 한 마리 건져낼까..

몸에 비해 너무 길어서 제 몸 가려운 곳도

맘대로 긁지 못한다. 그저 물에 담그고

휘젓기나 해야 하는데 꼭 어린 아이들의

물장난에 가깝다고나 할까...

어쩌다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

 

눈은 왜 그리 선하기만 한가...

조금 유심히 살펴보려 하면

그만 겁을 먹는 그 눈빛하며...

대체 어느 구석 악의나 탐욕의

그림자조차 없구나. 천진한 어린 아이의

눈빛을 닮은 듯 하고..

 

날아가는 모습은 맹금류의

살벌한 느낌과는 정반대라고나 할까..

선녀들의 하강과 상승을 닮았다.

급할 때나 한가할 때나 마냥

여유있는 펄럭임. 흰 날개짓이

지친 마음을 자장가 들려주듯 다독인다.

 

약삭빠르고 욕심 많고

거짓말도 능숙하고 편법에 능해야

세상에서 이름 떨치고 재물 모으고

어깨에 힘주고 살아갈 수 있다고

그렇게 믿는 이들이 많은 세상인데...

 

인간의 생각대로라면벌써 멸종했어야 하는데

너희같이 한없이 약해 보이는 존재들이

때만 되면 여전히 무리지어찾아와

춤추고 날개짓하며 선하고 약한 자의

건재함을 보여주니... 불가사의로다!

 

이제 어렵더라도 너희를 닮아 살아야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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