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홍머리오리는 오직 소수가 겨울철을 우리나라에서 보내는
희귀한 새 가운데 하나이다. 홍머리오리와 외관은
비슷하게 보이나 이마의 흰색이 홍머리오리보다 더
흰색에 가깝고 눈 위쪽이 붉은 기운 대신에 보는 각도에 따라
청회색으로 보이거나 짙은 갈색에 가깝게 보인다.
부산의 낙동강 하구언에 매년 소수가 찾아온다고는 하지만
워낙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경우가
얼마 되지 않는다. 지난 겨울 먼길을 떠나 찾아갔지만
귀한 모습을 내게는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봄이 깊어가는 어느날....
지인이 강릉에서 아메리카홍머리오리를 발견했다.
혹시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난 3시간 반을 달려 목적지에 닿았다. 지인은 출타중이었고
이교수님이 대신 나오셨다. 넓은 장소에서 아메리카홍머리오리는
고사하고 홍머리오리 조차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두 시간 정도
지나서 이교수님이 아메리카홍머리오리를 발견했다고 전화를 주신다.
다가가보니 대략 100미터 거리... 어느 쪽으로도 접근로가 없다.
수 많은 오리류와 뒤섞여 있어서 접근하면 청둥오리가 날게되고
같이 날아갈게 뻔한 이치였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묘책이
없었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먼 거리의 피사체를 담아봐야
몽롱한 이미지만 담길 뿐이었다. 지인이 전화를 해왔다.
설명을 듣더니만 먼길을 달려 왔는데 그냥 가면 안된다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담아가라고 한 마디 던진다.
결국 방법은 비행샷 밖에 없다. 수백마리 날아오르는 오리들 가운데
아메리카홍머리오리를 찾아서 촬영을 하는 일이다.
해는 기울고 있었고 광량은 시시각각 줄어들었다.
지극히 맥빠지는 상황.....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요?
휴~~~~~~~~~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강릉의 지인과 이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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