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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새/기러기목

흰머리기러기(Emperor goose)

by 숲사랑 (Forestlover) 2021. 2. 11.

Emperor goose, Painted goose
Anser canagicus



김제평야 너른 들에 
흰머리기러기가 날아들었다 소식이 왔습니다.
1995년에 처음 관측되었다고 하니
시간 간격이 25년이 되는군요.
다음 날아들 때에는 청년도
장년으로 변할 무거운 세월이네요.
그럼 다음 날아들 때에는 
운이 좋으면 그때까지 살아있겠죠.
인생 짧네요.
새 몇번 날아들면 끝인 겁니다.

새벽잠 많은 사람이
그 이른 시간에 고양이 걸음으로
집을 나섭니다.
이번에도 고생은 예고된 셈입니다.
기러기 떼에서 한 마리 골라내는 일
그 경계심 많은 보초들 때문에 
실패로 끝날 확률이 늘 높습니다.

논바닥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먼발치 가물거리며 오가는 기러기를 
그렇게 유심히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흰머리 때문인지 형체가 튀더군요.
내려앉은 곳으로 황급히 달려갔지만
보초들은 눈을 치뜨고 지켜보네요.
너무 멀어서 조금 다가서려면 
귀찮다는 듯이 다 날아가버립니다.

저녁 무렵 이들이 쉬는 곳을 찾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황급히 수 킬로미터를 차를 몰아
도착하니 동호인들이 스무 명도 넘어 보였습니다.

아득해 보이는 거리에다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아지랑이를 마주하며
확신 없는 셔터질을 마구 해댔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출사가 한 건 추가되었네요.
결과는 보잘것없겠다 그렇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만족에는 한참 못 미치는 일이었지만
그다음 날까지만 그나마 모습을 보여주었고
영영 사라졌다고 하네요.
참 비싼 기러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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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기러기는 알래스카 알류샨 열도(Aleutian islands)에
많이 살고 캐나다와 북미 일부에서도 관찰이 된다 합니다.
철새라서 번식기인 여름에는 베링해 인근의 극지로 이동하고
겨울에는 남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철새들에 비해 이동거리가 수백 킬로미터 정도로
짧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의 5천 킬로미터는 날아와야
우리나라에 도착할겁니다. 그러니 국내에서는 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지요.
잠시 모습을 보여준 흰머리기러기의 습성을 넘어서는
숭고한 비행에 감탄과 칭찬을 보냅니다.

요즘 흰머리기러기의 수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합니다.
환경오렴, 사냥, 기후변화, 캐나다기러기와의 먹이경쟁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클릭해서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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