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불가사의는 여러 가지 있지만
가창오리의 집단비행은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번식지인 러시아에서는
구경할 수 없고 겨울철에 우리나라에서만
관찰이 되는엄청난 공연입니다.
해가 지고 이젠 도저히 사진이 안되겠구나
포기하고 싶을 때 강에 무리지어 모여있던 가창오리들이
비행을 시작합니다. 마치 벌떼나 메뚜기떼처럼
무리지어 날면서 일사분란하게 수시로 대형을 바꾸지요.
운이 좋아 머리 위로 수만마리의 가창오리가
날아가게 되면 그만 그 엄청난 저음의 날개짓에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물방울이 가끔 후두둑
떨어지더군요.
대체 어떤 능력이 작용하길래 그 큰 무리가
자유롭게 대형을 변화시키며 보이지도 않는 어두운
하늘에서 서로 날개를 부딪치는 일조차 없는 것인지...
금강 일대에 마치 무력시위라도 하듯 5~6분
감탄을 자아내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어둠 속으로
흩어져 갑니다.
야행성이라서 먹이활동을 떠나면서 벌이는
집단의식이라고는 하지만 그 이유는 완벽하게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가창오리들의 황홀한 비행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2007년 촬영분을 다시 보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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